전 세계적으로 도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2018년에 발표된 un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전체 인구의 53%가 도시 지역에서 살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인 2050년에는 전 세계 인구 중 68%가 도시 지역에서 생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사는 도시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며 편의와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훌륭한 거주 지역이다. 하지만, 회색으로 가득 찬 콘크리트 도시는 우리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도시가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한 연구들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복잡한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일수록 스트레스 지수가 높았다. 스트레스의 주원인으로 개인 공간 부족과 도시 소음, 지속적인 낯선 사람과의 만남 등을 꼽았다. 또 다른 국제 연구에 따르면 도시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은 기분 및 불안 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에 걸릴 위험이 56% 더 높았다. 전문가들은 나무와 식물이 도시 생활 스트레스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현대의 세계적인 도시들이 공원 조성 등 도시 녹지화 사업에 큰 투자를 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도시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식물각종 연구에 따르면 나무와 식물은 스트레스, 불안과 우울증을 감소시킨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 메디슨(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연구진은 나무과 식물이 사람의 정신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연구진은 우선 2,500명 이상의 참가자를 모집한 후 이들의 건강 상태를 평가했다. 그 후 위성 사진을 통해 각 참가자들 거주지 근처에 나무의 양을 조사했다. 그 결과, 거주지 근처에 나무의 양이 많은 참가자일수록 스트레스, 불안, 우울증 수치가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소득 수준, 교육 수준 심지어 인종과 같은 요인을 뛰어넘는 결과였다. 연구진은 "초목이 우거진 산이나 숲 근처에 거주하는 저소득층이 나무 하나 찾아볼 수 없는 도시에서 사는 고소득자보다 더 행복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했다.호주 울런공 대학교 (uow, the university of wollongong) 연구진 역시 연구를 통해 비슷한 결과를 도출해냈다. 연구진은 시드니, 뉴캐슬, 울런공 등 호주 여러 지역 사람들을 대상으로 6년 동안 연구를 실시한 결과, 나무의 양이 많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이 나무의 양이 적은 지역에 사는 사람보다 심리적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더 적으며 전반적인 건강 상태도 더 양호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녹지환경이 사람들의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라고 설명했다.나무와 가까이 사는 것뿐만 아니라, 바쁜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 속을 잠시 걷는 것도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일본 산림청은 일본은 젊은 성인 585명을 여러 그룹으로 나누어 도시와 숲 사이를 산책하도록 했다. 그 결과, 숲속을 산책했던 그룹이 도시를 산책했던 그룹에 비해 산책하는 동안 피로, 긴장, 불안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더 적게 경험했다. 이는 자연이 정신건강 개선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증거이다.
미세먼지를 흡수하는 나무봄이되면 몰려오는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은 심혈관 질환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이닥 가정의학과 상담의사 이상욱(인천참사랑병원)은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폐 질환뿐만 아니라 뇌경색과 같은 혈관성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나무는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대기오염 물질을 흡수해 양분으로 사용한다. 식물은 산소를 얻기 위해서 기공을 사용하는데, 기공을 통해서 산소와 미세먼지를 함께 흡수하여 주변 공기를 정화시킨다. 또한 미국 루이빌 대학교(university of louisville) 연구진이 비만, 고혈압, 당뇨병 등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가진 미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을 때, 거주지 주변에 녹지공간이 많을수록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낮으며 혈압도 관리가 더 잘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나무가 대기오염 물질을 흡수해 공기를 정화해 주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주변에 공원 등 나무가 많으면 산책이나 운동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상욱 (인천참사랑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