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무심코 하는 습관은 자신도 모르게 건강을 좀먹을 수 있다. 다리를 꼬는 습관은 근골격계 건강을, 스마트폰을 보다 잠드는 습관은 눈 건강과 수면의 질을 망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리고, 여성의 경우 잘못된 생활습관이 쌓이면 생리통이 심해질 수 있다.
생리통 심해졌다면? ‘질환?생활습관’ 점검해야생리통이 심해지고, 다른 이상 증상이 동반된다면 질환에 의한 이차성 생리통인지 점검해봐야 한다. 하이닥 산부인과 상담의사 정연준 원장(청담봄여성의원)은 “자궁근종이나 자궁내막증, 자궁선근증 같은 병이 있거나 골반, 허리, 복부 근육이 뭉쳐있을 때 생리통이 심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만약, 질환이 원인이 아니라면 심한 생리통을 유발하는 생활습관이 있는지 점검해 봐야 한다. 국내?외 연구를 살펴보면 △수면 부족 △부적절한 체중 조절 △잘못된 식습관 등의 생활습관이 생리통 위험을 높일 수 있다.
1. 수면 부족최근 여고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수면의 질이 나쁘면 생리통과 생리 전 증후군(pms)을 경험할 위험이 더 커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대 대체의학대학원 김재희 교수팀이 여고생 519명을 대상으로 수면의 질과 생리통?생리 전 증후군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긴 수면 잠복기(잠을 청하기 어려움) △잦은 수면 장애(자다가 자주 깸) △더 많은 주간 기능 장애(낮의 잦은 졸림) △수면제의 빈번한 사용 등 수면의 질이 나쁜 여고생의 생리통과 생리 전 증후군 유병률과 강도는 수면의 질이 좋은 여고생보다 상대적으로 컸다. 수면 시간이 짧은 것은 pms에만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부적절한 체중 조절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14~44세 여성 5,892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가임기 여성의 부적절한 체중조절 행동은 생리통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22%가 부적절한 체중감량을 시도했으며, 이들에서는 경증 생리통 위험이 1.2배, 중증 생리통 위험이 1.5배 높았다. 특히 단식 또는 끼니 거르기를 한 여성은 1.4배, 승인되지 않은 다이어트 보조제(한약포함)를 섭취한 여성은 중증 생리통 위험이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1년 간 체중변화가 3kg 이상으로 큰 경우에도 생리통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3. 잘못된 식습관식습관이 생리통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밝힌 연구 결과도 있다. 2022년 세라 샌노(serah sannoh) 연구팀은 북미 갱년기학회(nams) 연례 회의를 통해 붉은 고기, 설탕, 소금, 커피와 같은 체내 염증을 유발하는 식품을 많이 섭취하면 생리통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생리통은 자궁내막에서 분비되는 ‘프로스타글란딘’과 깊은 연관이 있는데, 이 호르몬의 분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체내의 염증을 유발하는 음식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염증을 유발하는 식품을 피하는 한편,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음식과 채소를 충분히 먹는 것이 생리통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 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4. 우울?흡연환경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8년 12월부터 2022년까지 수행한 ‘일회용 생리대 건강영향조사’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심리요인인 우울장애 및 스트레스는 모든 생리 증상의 발생위험을 높였고, 흡연은 생리통 및 생리혈색 변화, 어지럼증, 두통과 관련이 있다. 흡연의 경우, 해외 연구를 통해 흡연량이 많을수록, 첫 흡연 나이가 어릴수록 생리통 발병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이 밖에 ‘일회용 생리대 건강영향조사’에 따르면 휘발성유기화합물의 추정 노출 수준이 생리통, 생리혈색 변화, 외음부 트러블 등의 발생 위험이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이란 유기화합물 중 휘발성이 있는 물질을 총칭한다. 벤젠, 아세톤, 포름알데히드를 비롯한 수백 종의 유리화합물이 이에 해당한다. 환경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회용 생리대 사용에 따른 화학물질 노출이 여성들의 불편감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음을 파악했다"면서, 다만 "이러한 불편 증상은 생리대 사용에 따른 물리적 자극과 개인의 질병력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을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화학물질이 생리 증상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정연준 원장 (청담봄여성의원 산부인과 전문의)